마음의 안식처를 찾아서 <6> 은샘교회
수정 : 2021-01-16 13:03:16
마음의 안식처를 찾아서 <6> 은샘교회
편집자주
종교(宗敎)란 삶의 궁극적 의미를 추구하는 일이고 마음의 평화를 가르치고 수행하는 과정일 수 있다. 21세기를 사는 현대인은 갈등과 반복, 혐오, 소외 등으로 한없이 왜소해지고 무의미해지는 삶을 버티고 있다. 마음의 안식을 찾고, 평화를 확장하는 일이야말로 이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길일 것이다. “세계의 평화를 원한다면, 나부터 평화하자”. 이 코너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는 종교단체와 수행단체를 소개하고자 한다.
선교와 교육, 지역민을 섬기는데 헌신하는 순도 100% 교회
- 터키 쿠르드족을 향한 사랑 25년째 이어진다.
파주시 오도동에 있는 은샘교회 4층에 이 교회를 개척하고 사랑으로 섬겨온 조승호 목사식구들이 산다. 성인 500여명이 출석하는 정도의 교회규모라면 목사님가족들은 여러모로 살기 편한 인근 산내마을 단지에 거주하는 게 예상되는데 말이다.
목사 친구들하고 축구하다가 다리를 다쳐 지팡이를 짚고 나타난 그의 얼굴이 해맑다. 그를 만나기전 주일예배를 드렸을 때 내가 느낀 것은 그의 진정성과 성깔이었다. 성깔을 좋게 말하면 열정과 관심으로 치환된다.
▲ 조승호 담임목사
신학대학원 다니며 세운 교회
그는 어릴 때부터 주일학교를 다니며 자연스레 젖어드는 기독교신앙을 유지한 채 광주 지산교회의 대학부 청년이 됐다. 당시 그는 전남대학의 재료공학과를 다니고 있었고 그의 꿈은 사업에 성공한 장로가 되어 하나님의 일을 크게 돕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금식기도 하던 중 그 정도로는 안되겠다는 깨달음으로,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바쳐서 주님을 위해 살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제대 후 계획했던 유학대신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입학했고 1985년 1학년 말에 전도사로 교회를 개척했다. 학교를 마치기도 전에 교회를 개척했다니! 그래서 물어보니 해병대출신이다. 돌파력과 열정의 대명사인 해병대 하사관 후보생으로 복무했다고 한다.
신학대학원을 다니며 열정을 바쳐 세운 교회는 신정동의 한 상가였다. 85년 말에 은샘교회를 개척해 2004년 파주 오도리에 건물을 지어 이사 올 때 교인수는 70여명에 불과했다.
▲ 온 교인들이 합심해서 지은 은샘교회
허허벌판 오도리에 교인들이 벽돌 날라 교회 건립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한다고 했던가? 선교에 헌신하고 다음세대 아이들을 양육할 공간을 위해서는 새로운 공간이 필요했다. 순전히 하나님의 능력만 의지하며 허허벌판 오도리 산기슭에 전교인들이 합심해 교회당을 지었다. 교인들이 새벽까지 벽돌 만장을 5층 꼭대기까지 나른 적도 있었다. 제2자유로와 운정신도시가 들어선 것은 그 이후이고 지금도 교회 바로 옆으로 운정3지구의 새 아파트들이 속속들이 들어차고 있다. 보통 신도시가 생기면 교회가 들어서지만 은샘교회의 경우는 그 반대인 셈이다.
교회 건물을 지어 올리는 동안 교인들은 마음껏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기대로 가득 찼다. 이전에 함께 그려온 멋진 예배공간의 그림을 실행해나가며 공동체가 일심동체의 사랑으로 뭉쳤다. 드디어 2005년 5월 교회가 완공되었다. 이후 은샘교회는 새롭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전 교인들이 뭉쳐 쉬지 않고 전도했고, 지금은 성인 재적 500명, 주일학교 재적 500여명이란 견실한 교회로 우뚝 서있다.
▲ 선교지에서 예배
개척교회 때부터 터키 선교, 4대째 이어져
‘은샘’이란 뜻은 ‘은혜가 샘솟는’이란 뜻이다. 조목사는 교회 개척 때부터 일관되게 선교와 다음세대 양육, 그리고 제자훈련을 은샘교회의 목회목표로 삼아왔다. 이 교회의 첫 번째 특별한 행보는 여력 없을 때 터키에 선교사를 파송한 일이다.
은샘교회는 오도균 선교사를 1대로 파송한 이후 지금까지 4대째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다. 여기서 4대 째라고 하는 이유는 단 한 나라 한 민족을 대상으로 선교를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목사는 교인들이 50여명에 불과한 가난했던 신정동 시절부터 선교사 파송을 목표로 10년 동안 단 500원이라도 헌금하며 차곡차곡 준비했다. 마침내 96년 오도균 선교사를 터키에 파송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선교사는 8개월 만에 위암에 걸려 돌아와서 그 해 11월에 소천했다. 이 일로 실망하여 교회를 떠나는 교인들도 있었고 조목사도 피를 토하듯 절규했다.
그러던 중 조목사는 ‘죽은 밀알이 새 생명의 씨앗이 되었다’라는 성경의 진리를 깨닫고 오선교사가 품었던 쿠르드족을 입양하여 더욱 선교에 매진하게 된다. 쿠르드족은 나라 없이 터키, 이라크, 시리아 등지에 흩어져서 살고 있는 지상 최대 단일 민족으로, 은샘교회는 쿠르드족 선교에 지금까지 25년 동안 헌신해오고 있다.
오 선교사가 소천 한 이후 평신도였던 이반석, 조은혜 성도가 2대 선교사로 자원하여 2000년에 터키 땅을 밟았다. 이들 부부는 선교중 터키에서 추방당하기도 했지만, 기적적으로 다시 입국이 허용되어 현재는 이스탄불 한인교회 목사로 활동하고 있다. 3대 최바나바, 최빛 선교사는 주일학교 출신으로, 2008년 파송되어 아다나에서 지금까지 12년간 헌신하고 있다. 올해 이들의 뒤를 이어 황디모데, 지사라 부부가 제4대 선교사로 나설 계획이다.
▲ 한가족이 된 교인들
‘아빠랑주일학교’ 인기, 주일학생만 5백여 명
선교와 더불어 가장 괄목할 만한 것은 은샘교회의 주일학교다. 부모가 교회에 안나가도 자녀들은 은샘교회에 보낼 정도로 주일학교의 프로그램은 다양하고 알차다. ‘아빠랑주일학교’가 대표적이다. 토요일에 아빠들이 일일 선생님이 되어 돌아가며 자녀들을 양육하는 교육품앗이 프로그램이다. 아빠들 혹은 엄마들의 여러 가지 재능과 경험을 가지고 연못 물고기 술래잡기, 평화누리공원에서 연날리기, 성경동화 읽어주기, 런닝맨게임 등을 구성해서 자녀들을 실력을 갖춘 인격적인 리더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아빠들과 함께하는 체험프로그램이어서인지 인기가 많다.
▲ 은샘 오케스트라
은샘 오케스트라와 로얄클래식 아카데미 운영
주일학교 출신들로 구성된 은샘 오케스트라와 이들을 예배자로 키우는 로얄아카데미도 이 교회의 자랑거리다. 20여 년 전 100명의 오케스트라로 예배를 드릴 것을 꿈꾸면서 초등학생 6명으로 시작된 은샘오케스트라는 날로 성장을 거듭해 지금은 70여명의 단원을 갖췄다. 이들은 주일 2, 3부 예배 뿐만 아니라 행복센터에서 열린음악회인 ‘썸머클래식’을 열기도 하고 매년 2회 ‘향상음악회’를 개최하여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있다.
은샘오케스트라는 1, 2년 배운 실력으로 가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클래식 악기는 어릴 때부터 최소 5년 이상 배워야 단원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은샘교회는 파주교육청에 정식으로 ‘로얄아카데미’ 음악학원을 등록하고 전문 교수를 초빙해서 단원을 일대일로 가르치고 있다.
▲ 성찬식
좁고 힘든 길이라도 거룩한 비젼을 품고
조승호 목사는 “초창기부터 교회에서 자라난 중학생들이 이제는 선교사가 되고, 장로가 되고, 안수집사가 됐다”라고 하며 “앞으로도 단순히 세상에서 잘 되고 편안하게 사는 꿈이 아니라, 좁고 힘든 길이라도 거룩한 비전을 품고 살아가는 목회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목사는 “앞으로 10년이 중요하다. 30~40대의 젊은 청년들이 교회를 끌어가는 주축멤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록 코로나 사태이후 비대면 신앙생활로 어렵지만, “주의 사명을 단단히 붙잡고 끝까지 충성하며 나아가자”고 힘주어 말했다.
은샘교회: 경기도 파주시 연다산길 50 (오도동 138-5)
문의 010 4110 0322
#119호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